다이버들에게 천국 같은 곳
여러분은 이집트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피라미드, 스핑크스, 사막의 이미지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이집트와 바다는 서로 대비되는 풍경이지만 이집트는 반도 국가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를 벗어나 시나이 반도로만 넘어가도 광활하고 파란 바다를 만날 수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다합은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세계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작은 바닷가 마을 같지만 홍해와 연결되어있어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 포인트로도 굉장히 유명한 곳입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과 다이버들이 찾아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이나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저 역시도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의식주 물가가 저렴하며 뒤로는 시나위 산, 앞은 홍해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환경 덕분에 여행자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생활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다합의 무한한 매력에 저 또한 비자를 연장해가며 계획했던 것보다 다합에서 오래 지냈습니다. 여러분께 제가 직접 경험한 다합에서의 생활과 정보들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들어가지 않으면 몰랐을 바닷속 아름다움
다합에선 대부분 여행자들이 스쿠버다이빙이나 프리다이빙을 즐긴답니다. 특히나 저렴한 가격에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서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답니다. 저도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다이빙 샵 중 한 곳에서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과 어드밴스드 자격증까지 취득했답니다. 보통 국내에서 자격증을 따려면 수강료가 비싸기도 하고, 실내 수영장에서 배우지만 다합에서는 모든 과정이 바다에서 이루어진답니다. 물 공포증이 있는 저는 수강 과정 중 트라우마가 다시 찾아와 힘들었지만 현지인, 한국인 선생님들의 격려와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어드밴스드 자격증까지 따니 수심 25m까지 하강하여 바닷속을 누빌 수 있었습니다. 다합에는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스팟들이 다양한만큼 바닷속 풍경도 모두 다릅니다. 땅에서 보면 똑같은 바다인데 바닷속에 들어가니 제각각 다른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우주 같이 아득한 블루홀, 바닷속 동굴, 책에서만 보던 다양한 바닷속 생물들, 바닷속에 존재하는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구의 70%가 바다로 이루어져있다는데, 다이빙하며 들여다보지 않으면 우리는 이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모른채 살아가겠죠? 물가가 저렴한 덕에 산소통 1깡이 대략 1만원정도였고, 스팟을 정해 40분정도 다이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렴한 금액에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으니 다이버들에게 천국이 맞습니다. 다이빙을 하지 않는 날에는 바로 앞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바다 옆에 모두 카페나 음식점이 있는데,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카페에서 바로 바다로 들어갈 수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 스노쿨링을 했습니다. 정말 물아일체가 되는 일상이었습니다. 느긋하고 한량같은 일상을 살기에, 바다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다합입니다.
다합에서의 생활
다합에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한국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오픈채팅방이 활성화 되어 있으며, 한인이 하는 식당이나 카페도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여행지에서 만났던 여행자들과 다합에서 만나 총 4명이서 집을 렌트해서 가족같이 살았었습니다. 오랜 기간 머무는 여행자들은 저처럼 집을 렌트해서 지낸답니다. 물가도 매우 저렴합니다. 보통 한 끼 식사가 3,000원정도 였습니다. 파스타, 샌드위치, 치킨류를 많이 먹었으며 이집트 현지음식인 코샤리도 700원 정도 인데 한 끼 식사로 제격이어서 자주 먹었습니다. 한국식당에서 치킨이나 김치볶음밥 같은 한식류를 사먹기도 했고, 금액대가 높은 해산물 전문 식당에서 먹기도 했습니다. 맥주 한 캔에 1,000원 수준이고 커피나 쥬스는 2,000원 정도 였습니다. 또 야채가게나 정육점,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해먹기도 했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공수해온 대용량 라면수프에 현지 라면을 사서 면만 이용하여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머무를 때 대용량 라면수프는 꽤나 유용했답니다. 그리고 길거리 과일가게에선 망고 2개에 1000원 밖에 안한답니다. 그리고 치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지냈던 숙소는 해변가 근처(다운타운)가 아니어서 그런지 치안이 마냥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밤 늦게는 잘 돌아다니지 않았을 뿐더러, 4명이상 항상 같이 다녀서 위험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다니게 되는 경우엔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나 트럭 기사들이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히려 여행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위협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푸른 바다를 가장 많이 눈에 담았던 다합 생활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일상에 지쳐서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으시거나, 다이빙하며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다합으로 떠나시는건 어떠실까요? 만약 가신다면 혼자보단 둘, 셋, 넷이서 함께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물론 가서 여행자를 사귈 수도 있지만 혼자보단 여럿이 같이 가야 안전하기도 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즐거운 일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입니다.